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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없어도 영적인 것 추구하는 일에는 관심"

종교인과 무종교인간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 탈종교화와 맞물리면서 종교로 유입되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를 비롯한 각 종교가 점차 소수화되면서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로까지 이어진다. 한국은 더 이상 종교 사회가 아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내 개신교, 가톨릭, 불교 등 19세 이상 종교인은 37.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무종교인은 최고치인 62.9%로 조사됐다. 두 집단 간 격차는 무려 25%p 이상이다. 지난 2017년 당시 격차(6.8%p)보다 더욱 벌어졌다.   무종교인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야 신앙을 가진 종교인들도 그들과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무종교인의 종교 의식' 보고서를 분석해봤다.   무종교인들은 종교에 냉랭할 정도로 무관심하다.   종교를 소유하지 않은 이들에게 '종교'에 대한 관심도를 물었다.   무종교인 5명 중 4명(83%)은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전혀 또는 별로 없다'고 답했다.   반면, 종교에 대한 관심이 '가끔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어느 정도 종교적인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매우 또는 약간 비종교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9%에 달했다. '종교적 이지도, 비종교적 이지도 않다'고 응답자(36%)까지 합하면 대다수가 종교성과 무관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년 전부터 종교사회학계에서는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현상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종교는 없어도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일에는 관심 있는 세태를 보여준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이번에 진행한 조사는 이러한 현상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   무종교인 4명 중 1명(24%)은 자신을 신성한 것이나 초자연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영적인 사람'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응답이 종교에 대한 관심도(16%)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시대가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종교와 진리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무종교인 응답자의 59%는 '대부분의 종교에는 나름대로 진리가 있다'고 답했다. '어떠한 종교에도 특별한 진리는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7%로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무종교인들은 종교 다원주의적 견해가 가장 강했다"며 "오직 한 종교에만 진리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은 1%에 그쳤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무종교인들은 종교 자체에 대해서는 무관심해도, 종교의 사회적 역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었다.   무종교인 응답자의 57%는 '우리 사회에 종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64%), 40대(59%), 50대(57%), 30대(55%), 20대(52%) 등의 순으로 종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무종교인이 생각하는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무종교인 응답자(중복응답 가능)들은 가장 먼저 '소속감을 주고 외로움을 해소하는 역할(75%)'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웃 사랑 실천(57%)' '가치관 변화(53%)' '공공의 선 추구(43%)' '도덕적 수준 제고(42%)' 등을 꼽았다.   종교가 주는 유익은 '위안과 위로(76%)' '내적 평화와 행복(73%)'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고난과 고통을 이기는 힘(66%)' '삶의 의미에 대한 해답(34%)' '영생ㆍ해탈 추구(27%)' 등의 순이다.   보고서에는 "무종교인들은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종교의 유용성을 인정하지만, 삶의 의미나 영생 같은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동의율이 낮았다"며 "종교의 역할에 대한 답변을 보면 사회적 이슈인 외로움, 고독사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종교 단체가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무종교인의 절반 정도는 '사주가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47%)'고 인식했다.  또 '부적은 때때로 행운을 가져다 준다(29%)' '점쟁이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27%)' '태어난 해의 별자리가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24%)' 등 무속 또는 미신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이는 젊은층에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적이 때때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대(42%)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32%), 40대(26%), 50대(21%) 등의 순이다. 또, '점쟁이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여기는 연령대도 20대(35%)에서 가장 많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보고서에서 "무속, 미신 행위 경험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재미로' 봤다는 응답이 57%, 가장 많이 본 건 신년 운세(52%)였다"며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무종교인들은 신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초월적 힘'에 대해서는 믿고 있는 편이었다.   먼저, 무종교인 5명 중 3명(60%)은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답변을 세분화해보면 이중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초월적인 힘이 존재함을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34%에 달했다. 반면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초월적인 힘도 안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6%였다.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5%에 그쳤다.   무종교인 중 71%의 응답자는 평소 종교적 혹은 마음의 평안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 무엇인가를 하는 무종교인들 중에는 '명상 또는 마음 수련(19%)' '요가(8%)' '기도(6%)' 등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상, 마음 수련, 요가 등을 하는 무종교인들에게 어떤 유익을 바라는지 물었더니 '마음의 평안을 얻음(89%)' '위로 또는 위안을 얻음(78%)' '삶의 의미를 깨달음(47%)' 등의 순으로 답했다.   연구소 측은 보고서에서 "무종교인들이 명상 등을 통해 얻는 유익을 분석한 결과 '삶의 의미' '가치관의 변화' 등 종교의 본질적인 유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며 "초자연적인 경험을 한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88%에 달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종교 관심 무종교인 응답자 반면 무종교인 이상 종교인

2024-06-10

개신교 소수 종교로…“10년 후 전체 인구 중 12%”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각종 통계 지표 등을 통해 이미 교계에 경종을 울린 지 오래다. 더 심각한 건 교계는 이러한 추세를 목도만 할 뿐이다. 이러한 속도라면 개신교 역시 극소수를 위한 종교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한국 기독교의 모판으로 여겨지는 미주 한인 교계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6일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대로 가면 10년 후 한국 내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 중 12%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본래 한국은 종교인이 무종교인보다 많던 사회였다.   이는 2017년(무종교인 53.4%·종교인 46.6%) 조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6년 만에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내 개신교, 가톨릭, 불교 등 19세 이상 종교인은 37.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무종교인은 최고치인 62.9%로 조사됐다. 두 집단 간 격차는 무려 25%p 이상인 셈이다. 이는 지난 2017년 당시 격차(6.8%p)보다 더욱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30대의 경우 종교 인구는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연령별 종교인 분포 변화를 살펴봤다.   20대의 경우 지난 2017년 당시 종교인 비율은 31%였다. 반면 2023년에는 16%로 급감했다. 30대 역시(이하 2017년 38%·2023년 19%) 상황은 심각하다. 20~30대의 종교인은 해당 세대에서 5명 중 1명도 채 안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종교인의 노령화 추세는 점점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7년과 2023년의 무종교인과 종교인 간 격차는 40대(15%p), 50대(12%p), 60세 이상(3%p)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좁혀지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미국도 별반 다를 바 없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이 점점 개인화됐고 종교라는 집단적 제도권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와 달리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와 불교 인구의 하락세가 컸다. 반면, 가톨릭 인구는 소폭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먼저 개신교인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16.6%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20.3%)과 비교하면 약 4%p 줄었다.     불교 인구는 2017년 당시 19.6%였으나, 현재 12.4%로 감소했다. 가톨릭 인구는 7.8%로 2017년(6.4%)에 비해 소폭 늘었다.   전체적으로 종교인은 소수에 속하지만 그나마 개신교에는 희망적인 부분이 한가지 있다. 20~30대 종교인만 따로 보면 개신교인의 비율이 그나마 높다. 젊은 층은 사찰, 성당보다는 ‘교회’에 소속된 셈이다.   20대 전체 인구 중 무종교인 비율은 85%다. 이어 개신교인(9%)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불교인(4%), 가톨릭(2%) 등의 순이다.   30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무종교인(81%)을 제외하면 개신교인(11%), 불교인(4%), 가톨릭(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동안 대학 캠퍼스 사역을 담당했던 필립 이 목사는 “기존의 기독교 울타리에서 자라난 젊은 층은 교회에 실망해 기독교를 떠나거나 신앙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미국에서도 오히려 정신적 빈곤 등을 느끼는 젊은 비신자들이 늘면서 영적인 것을 찾아 교회 등으로 오는 사례 역시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젊은 층이 종교를 떠나는 현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 20~40대 개신교인은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19~29세 사이 개신교인을 보면 2023년 기준으로 9%다. 이는 2012년(19%)과 비교했을 때 10%p 줄었다.   30~49세(2012년 21%→2023년 11%), 40~49세(26%→14%) 등 모두 10%p 이상 감소했다.   ‘가나안 성도(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신조어)’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개신교인 4명 중 1명(26.6%)은 가나안 성도다. 이는 지난 2012년(10.5%)과 비교했을 때 무려 16%p가량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젊은 층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19~29세(45%), 30~39세(35%) 등 가나안 성도는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개신교인 성인의 가나안 성도 비율은 27%였는데, 특히 청소년의 경우 36%가 가나안 성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이 성인이 된다면 앞으로 개신교 내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 대해서는 다소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대로 가면 10년 후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12%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다른 변수를 통제하고 지난 통계를 바탕으로 추세의 기울기를 예측한 결과 향후 10년 뒤에 개신교인 비율은 12.6%로 떨어졌다”며 “가나안 성도의 비율 역시 37.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교회 출석자 비율 급감 현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교회 출석자를 살펴보니 현재(2023년 기준) 20대(6%), 30대(9%)의 교회 출석 비율은 모두 10% 미만이다. 이는 2017년(20대 17%·30대 17%)과 비교하면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들이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5451명(19세 이상 4751명·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지난 1월 3일까지 진행됐다. 신뢰도는 19세 이상(오차범위 ±1.4%), 청소년(± 3.7%) 등 모두 95%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개신교 인구 반면 무종교인 연령별 종교인 종교 인구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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